20세기 초반에 심리학의 두 가지 주된 사조는 아동기에서 성인기까지 인간의 심리적 발달에 대해 연구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은 아동의 심리 성적 발달을 분석했고, 행동주의는 학습과정의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그러나 발달 그 자체, 즉 평생 동안 일어나는 심리적, 정서적, 지각적, 변화에 대한 연구는 1930년대 장 피아제에 와서야 시작되었다. 그는 아동이 신체적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지식도 늘어가는 단순한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급격한 심리적 변화도 함께 겪게 된다고 주장하여 기존의 인식을 전복시켰다. 피아제는 우리는 지식을 점진적으로 얻나 혹은 단계적으로 얻나, 특별한 능력은 선천적인가 혹은 학습되는가, 환경은 발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등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그의 인지발달이론에서는, 아동이 여러 발달단계를 거쳐 성인으로 성장하고, 각 단계 내에서 아동은 가르침보다는 경험을 통해 학습한다고 주장했다. 피아제의 주장은 발달심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기틀을 마련했고, 오늘날까지도 사용되는 학교의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곧이어 다른 발달이론이 등장했다. 레프비고차키는 피아제의 견해에 대부준 동의하면서도, 아동의 다양한 학습단계에서 성인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또 아동의 사회적, 문화적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엑릭 에릭슨 역시 피아제의 이론을 기반으로, 청소년기의 정체성 위기 등 심리사회적 발달의 8단계를 구분했다. 한편, 로렌스 콜버그는 도덕 발달 6단계 이론을 제시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이은 인지혁명으로 앨버트 반두라 등의 심리학자들은 다시 발달이란 주제에 대해, 이번에는 인지적 정보처리 모형의 관점에서 주목하게 되었다.
반두라의 사회학습이론에는 피아제의 발달단계이론과 비고츠키의 사회구성주의적 요소가 담겨 있었다. 인지심리학은 또 학습에 대해, 특히 언어습득에 대해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고, 언어습득능력은 타고나는 것이라는 놈 촘스키의 주장은 또 다시 본성 대 양육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애착이론
대부분의 발달심리학이 학습과정에 관심을 기울이는 동안, 영국의 정신분석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존 보울비가 수행한 연구로 새로운 분야가 주목받게 되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가족들과 떨어져 지낸 어린이들을 연구함으로써, 유아와 돌봐주는 사람 간의 애착관계에 특히 중점을 두어 인간이 가족 및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유지해가는 과정을 다루는 애착이론을 수립했다. 보울비는 애착을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충동으로 보았다. 이러한 애착이론의 기본 개념은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의 실험을 통해 보강되었다. 할로는 유아에게 고립되거나 어머니와 분리된 상태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실험을 통해, 아이가 인지적,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발달하려면 친밀한 교제와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러한 발견을 토대로 한 메리 에인스워드의 연구는 아이가 세상을 경험하는 근거지가 되는 안전기지라는 개념을 추가했다. 또 브로노 베텔하임은 이스라엘의 키부츠에서 집단적으로 자란 아이들의 연구를 통해 전통적인 가족의 중요성을 부인하면서, 애착이론에 기초한 자신만의 도발적인 아동발달이론을 발전시켰다.
1960년대에는 민권운동이나 남녀평등주의운동 같은 사회적 문제들이 사회심리학과 발달심리학에 두루 영향을 미쳤다. 당시 뉴욕 할렘에서 아동발달연구에 주력하던 미국 흑인 케네스 클라크와 마미 클라크 부부는 우리의 편견이 대체 어떻게, 어느 발달단계에서 생겨나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편, 앨리너, 맥코비는 성별에 따른 발달차이를 연구하여, 성 연구라는 새로운 연구분야의 효시가 되었다.
발달심리학은 현재 자폐증과 학습장애의 원인 및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점차 인구가 고령화됨에 따라, 우리가 노년기에 접어들어 직면하게 되는 문제들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