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과학자들은 19세기에 병원체가 많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믿게 되었다. 이 믿음이 그때까지 믿어 온 체액설을 대체했다.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1822~1895)는 세균과 여러 미생물이 감염성 질병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동물의 질병이며 사람에게도 감염되는 탄저병을 연구하던 독일 의사 로베르트 코흐(1843~1910)는 탄저병을 일으키는 탄저균을 1876년에 처음으로 분리해 냈다.
1888년에 파스퇴르연구소의 연구원 에밀 루(1863~1933)는 디프테리아균과 이 병균의 독성 부산물인 독소를 연구했다. 그는 병균이 아니라 독소가 디프테리아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보다 일찍,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1749~1823)는 우두의 고름으로 천연두를 예방하는 종두법을 소개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몸의 면역체계와 면역이 생기는 과정을 잘 안다. 독성이 약하거나 없는 병원체를 몸에 넣으면 면역체계가 작동하고, 그 결과 나중에 진짜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맞서 싸울 수 있다. 병원체와 질병의 관계를 알아내는 작업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병원체의 유형 : 병원체는 몸속에 들어가서 수를 늘리고 질병을 일으키는 모든 미생물을 말한다. 바이러스는 아마도 가장 작은 병원체일 것이다. 바이러스는 길이 1mm에 1만 개를 한 줄로 놓을 수 있다. 둥근 모양도 있고 우주선 모양도 있다. 세균은 바이러스보다 10배쯤 크다. 많은 세균은 해가 없으며, 공, 막대기, 쉼표처럼 생겼다. 원생생물은 단세포생물의 일종이며, 지름이 0.05mm 정도다.
우두와 천연두 : 제너가 천연두를 예방하려고 사용했던, 우두에 감염되어 고름을 뽑았던 소의 뿔이다. 천연두 환자의 고름을 감염되지 않은 사람에게 접종해 천연두를 예방하는 마마접종은 동양에서 처음 사용되었고 18세기 초에 유럽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마마접종은 진짜 천연두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제너는 위험을 줄이려고 우두를 사용했다. 1798년에 제너의 연구가 발표되었다. 이 발표에서 그는 우두에 걸린 사람의 고름이 더 안전하고 예방 효과도 있음을 증명했다.
광견병의 공포 : 루이 파스퇴르는 미생물학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는 효모라는 미생물이 당을 알코올로 발효시키며, 미생물 때문에 우유가 상하고 포도주가 시게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저온살균법을 개발했다. 파스퇴르는 코흐의 탄저균 실험을 전해 듣고, 제너가 천연두백신을 찾아낸 것처럼 탄저병백신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1881년에 파스퇴르는 독성이 약한 탄저균을 만들어 동물에게 접종한 뒤에 보통의 탄저균을 주사했는데 실험 동물이 살아났다. 1880년대에 파스퇴르는 광견병에 대항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려고 수많은 동물실험을 했다. 1885년에 파스퇴르는 토끼의 척수를 이용해 광견병백신을 만들었다.
첫번째 접종자는 광견병에 걸린 것으로 짐작되는 개에게 물린 요제프 마이스터라고 하는 9세 소년이었다. 그 소년은 살아났다.
베링의 백신 : 독일의 세균학자 에밀 폰베링(1854~1917)은 1890년에 디프테리아와 파상풍백신을 개발했다. 이 백신은 약한 세균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세균이 만드는 독성 물질인 독소에 대항하는 항체라고 하는 천연물질이 들어 있다. 이 항체는 디프테리아나 파상풍의 독소를 주금 주입한 동물의 혈액에서 얻었다. 베링은 이런 유형의 백신을 항독소라고 했다. 그는 1901년에 제 1회 노벨 생리, 의학상을 받았다.
코흐의 업적 : 코흐는 특정 병원체가 특정 질병을 일으킴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코흐는 동물과 사람에게 탄저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커다란 막대 모양의 세균임을 증명했다. 1882년에는 결핵균을 발견했고, 1884년에는 콜레라를 일으키는 쉼표 모양의 비브리오균을 발견했다. 그를 기념해 베를린에 로베르트코흐전염병연구소가 설립되었고, 1905년에는 노벨 생리, 의학상을 받았다.